결혼이 현실이 된 봄날, 수원웨딩박람회에서 준비한 나의 웨딩마치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던 3월의 어느 날, 그저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결혼이 현실로 다가왔다. 연애 5년 차, 이제는 함께 미래를 그려나가야 할 때라는 생각에 자연스레 결혼 준비를 시작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함만 앞섰다. 그러던 중, 지인의 추천으로 수원에서 열린 웨딩박람회를 알게 되었고, 큰 기대 없이 방문했던 그날이 우리 결혼 준비의 출발점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수원웨딩박람회 규모는 생각보다 크고 체계적이었다. 입장 전 사전예약 덕분에 입장도 수월했고, 친절한 안내를 받아 처음부터 기분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었다. 한 발짝 들여놓자마자, 수십 개의 웨딩 관련 업체들이 부스를 설치해 각자의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었고, 우리와 같은 예비부부들로 북적였다. 단순히 웨딩홀만 알아보는 자리가 아니라, 스드메부터 예물, 혼수, 신혼여행까지 ‘결혼’이라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가장 먼저 발길이 멈춘 곳은 웨딩홀 상담 부스였다. 평소 눈여겨보던 수원 근교 웨딩홀들의 정보를 한자리에서 비교해볼 수 있어서 정말 유익했다. 평면도, 식사 구성, 하객 동선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며 우리 예식 스타일에 맞는 장소를 추려나갔다. 현장에서만 제공되는 할인 혜택과 추가 구성 서비스들도 솔깃했다. 특히, 일정 확정을 망설이던 우리에게는 일정 홀딩 서비스가 큰 도움이 됐다. 부담 없이 우선 날짜만 잡아두고 천천히 생각해보라는 배려가 감사했다.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상담은 생각보다 더 집중해서 보게 됐다. 각 업체별로 촬영 스타일이 전혀 다르고, 드레스도 직접 원단을 만져보고 피팅 예약까지 할 수 있어 훨씬 실감났다. 눈앞에서 상담받는 다른 예비신부들의 표정이나 반응들도 참고가 되었고, 무엇보다 여러 업체에서 제공하는 견적서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상담받으며 우리 예산에 맞는 구성을 찾을 수 있었고, 최종적으로 마음에 드는 드레스샵을 예약할 수 있었다.
예물과 예단 부스도 기대 이상이었다. 그동안 인터넷 검색으로만 봐왔던 브랜드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실제로 착용해보며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금값이 계속 오르는 시기였던 만큼, 현장 특별 프로모션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남자친구도 이 부분에 흥미를 느끼며 함께 적극적으로 선택에 참여한 것이 좋았다. 예물이 단순한 선물 그 이상으로, 서로를 위한 약속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신혼가전과 혼수 제품을 전시한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브랜드별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며 필요한 가전을 미리 구상해볼 수 있었다. 냉장고 하나를 고르더라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소비의 방향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신혼집에서 필요한 아이템 리스트를 작성하며, 막연하던 준비가 하나씩 구체화되어가는 과정은 설렘 그 자체였다.
신혼여행 상담 부스도 빼놓을 수 없었다. 여행사마다 추천하는 허니문 코스가 조금씩 달랐고, 예산에 따라 맞춤 패키지를 구성해주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직접 허니문을 다녀온 담당자의 경험담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더욱 믿음이 갔다. 우리는 평소 꿈꿔왔던 몰디브 리조트 정보를 듣고 상담 예약을 진행했는데, 예비부부 전용 할인 혜택 덕분에 현실적인 예산으로 가능한 선택지가 되었다.
이번 수원웨딩박람회를 통해 느낀 점은, 결혼 준비는 단순한 리스트를 채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만드는 첫 번째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수많은 선택 속에서 때로는 지치기도 하고, 의견이 달라 다투기도 했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맞춰가는 방법을 배웠다. 혼자 준비했다면 절대 몰랐을 수많은 정보들, 그리고 전문가들의 조언과 팁들은 앞으로의 준비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봄 햇살처럼 따스했던 그날, 수원웨딩박람회는 우리에게 현실적인 결혼 준비의 길을 보여준 감사한 경험이었다. 이제는 하나하나 준비하며 진짜 우리만의 웨딩마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혹시나 결혼 준비가 막막하게 느껴지는 예비부부가 있다면, 꼭 한 번 웨딩박람회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결혼은 순간이지만, 준비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함께 웃고, 함께 설레는 마음을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진짜 결혼 준비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