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웨딩박람회에서 예비신랑보다 드레스에 반함
사실 처음 창원웨딩박람회를 간다고 했을 때, 큰 기대는 없었다. 단순히 웨딩홀 몇 군데 정보 얻고, 스드메 패키지 가격만 비교하고 오면 되겠지 싶었다. 하지만 막상 박람회장에 들어서는 순간,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분위기도 굉장히 전문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날, 나는 예비신랑보다 드레스에 먼저 반해버렸다.
창원에서 열리는 웨딩박람회는 생각보다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었고, 드레스 업체만 해도 7~8군데는 되는 것 같았다. 처음엔 그냥 구경만 하자며 한 부스에 들어갔는데, 직원분이 너무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시고, 드레스 시착도 가능하다고 하셔서 호기심에 입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게 화근이었다. 첫 드레스를 입는 순간, 거울 속 내 모습에 스스로 감탄해버렸다. “내가 이렇게 예뻤나?” 싶은 마음과 함께 ‘이 드레스를 입고 결혼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피어올랐다.
예비신랑은 옆에서 웃으며 “진짜 잘 어울린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나는 이미 그의 존재를 잠시 잊은 채, 드레스 천과 레이스, 라인과 실루엣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A라인, 머메이드라인, 벨라인 등 평소에는 단어만 들어봤던 스타일을 하나씩 입어보며 비교할 수 있었고, 직접 입어보니까 확실히 어떤 스타일이 내 체형에 잘 맞는지도 알게 됐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한 드레스샵 부스에서 입어본 심플한 오프숄더 드레스였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에 은은한 광택이 도는 원단, 그리고 허리를 잡아주면서도 자연스럽게 퍼지는 라인까지… 정말 그 자리에서 계약해버릴 뻔했다. 하지만 여러 업체를 비교해보고 싶어 마음을 다잡고 다른 부스도 돌아봤다.
재미있는 건, 내가 드레스에 완전히 빠져 있을 동안 예비신랑은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며 나보다 더 신난 모습이었다는 점이다. “이건 저장, 저건 카톡 프로필 각!”이라며 사진을 찍고 보내주는 그 모습에 괜히 웃음이 났다. 나중엔 본인이 더 적극적으로 “저기 부스도 한번 가보자”고 나를 이끌었을 정도니까. 사실 그는 창원웨딩박람회 오기 전까지만 해도 결혼준비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웨딩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을 직접 보고 나니 현실감이 생겼는지, 이후로는 함께 업체 리스트를 정리하고 예식장 문의도 적극적으로 해주는 변화를 보였다.
드레스 외에도 창원웨딩박람회에서 얻은 게 많았다. 웨딩홀 상담을 하면서 지역별 예식장의 대관료나 식대, 뷔페 구성까지 꼼꼼히 비교할 수 있었고, 업체마다 준비한 할인 혜택도 달라서 예산을 짤 때 큰 도움이 됐다. 스드메 패키지는 기본 30~50만 원 할인은 기본이었고, 일부 부스에서는 무료 스냅촬영 이벤트까지 진행하고 있어서 실속 챙기기에도 좋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현장감’이다. 사진이나 블로그 후기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분위기나 실물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어서, 머릿속에만 있던 결혼 준비가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특히 드레스를 직접 입어보면서 느낀 감정은 정말 특별했다. 단순히 예쁜 옷을 입은 게 아니라, 진짜 ‘신부가 되는 나’를 마주한 순간이었다.
박람회 후기로 돌아가보면, 나는 이제 창원웨딩박람회에서 예비신랑보다 먼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사랑의 대상은 바로 ‘드레스’였지만, 그 덕분에 결혼 준비에 대한 동기부여도 확실히 생겼고, 예비신랑과의 소통도 훨씬 원활해졌다. 처음엔 단순한 정보 수집의 목적이었지만, 박람회가 끝난 지금은 ‘참 잘 갔다’는 생각뿐이다.
혹시 아직 웨딩박람회에 가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면, 특히 창원에 계신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다녀오시길 추천한다.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드레스에 반할 준비는 하고 가시길. 안 그러면 나처럼 마음을 빼앗기고 돌아올지도 모른다.